정신적 격자 모형
합리론과 경험론을 비판하고 종합한 서양철학자이며 순수 이성 비판으로 유명한 임마누엘 칸트의 정신적 격자 모형에 대해서 배워보려고 합니다. 서양철학사는 칸트 이전 철학과 이후 철학으로 나뉜다고 하니, 그의 위상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수 이성 비판에서 칸트는 인간의 두뇌에 12가지 정신적 모형(경험하기 이전에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어, 대상을 인식하는 근거가 되는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으로 세상을 이해,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12가지 기준은 칸트가 알아내고 밝힌 것에 불과, 실제로 인간의 두뇌는 더 많은 정신적 모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글을 읽어가며 브라운스톤님은 정말 비유를 잘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철학 이론을 몇 가지 비유로 설명해주시니,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투자자가 배워야 할 순수 이성 비판
브라운 스톤님이 순수 이성 비판에서 투자자가 배울 수 있는 것을 2가지 알려주었습니다.
1) 모든 생명체는 각자 자신의 정신적 모형으로 세상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뱀은 온도로 세상을 감지하고, 나비는 자외선으로 박쥐는 초음파라는 정신적 모형을 통해서 세상을 봅니다. 사람도 저마다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봅니다. 비슷한 유전 체계를 가지고 있는 가족, 마음이 정말 잘 맞는 친구들과 있을 때도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다릅니다. 딱 30살 차이가 나는 부모님과 가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나, 정치 이야기에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전쟁 후 베이비부머 시대에 태어나신 부모님께서는 우리를 배고픔을 모르는 세대라고 지칭하셨고, 당신들이 살아온 세월이 정답인 것 마냥 자식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하셨습니다. 투자는 위험하고 절약하여 저축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경제가 급성장하던 시기에 부모님께서는 저축만으로도 재테크가 가능하셨기 때문에 지금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시지만 현시대에 저축만이 살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2) 세상을 이해하는 정신적 모형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의사가 환자의 병을 판단하는 것을 예로 들며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10월에 고질병인 어깨 부분의 통증으로 여러 병원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가정의학과에서는 오십견이다. 한의원에서는 어깨에 염증이 났다. 각자의 정신적 모형으로 저의 증상을 판단했습니다. 어떤 치료로도 호전이 되질 않아서 어깨 전문 통증의학과에 방문을 하게 되었는데 바코드 스캐너 같은 것을 저의 어깨에 들이미시더니 모니터를 같이 보시며 "어깨가 깨끗하네요. 근육통이에요"라는 진단을 내려주었습니다. 그때의 허무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정신적 모형이 많으면 많을수록 제 병에 대한 진단도 정확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이 손자 이재용에게 "경영학은 나중에도 금방 배울 수 있으니 인간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인문학을 전공해라" 하고 권유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손자에게 정신적 모형을 많이 만들어 주려는 할아버지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조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이자 워런 버핏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는 평생 독서를 통해 정신적 모형을 구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공부가 곧 그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지금을 예로 들면 제가 만약에 주식에 무지하고 잘 알지 못하는데 주위에서 전기차 주식을 꼭 투자해야 한다고 하니, 현대자동차의 주식을 매입합니다. 하지만 차에 대해서 조금 더 큰 정신적 모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전기차는 배터리가 생명이라는 생각에 배터리 관련 주식을 추가로 구입할 수 도 있습니다. 더 넓은 관점의 정신적 모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많은 배터리를 생산하고 충전해내려면 전기를 생산하는 곳에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전기 관련 주식을 추가로 더 구입할 수 도 있습니다. 이렇듯 알아야 보이고 아는 것이 힘입니다. 아는 것의 힘을 길러줄 수 있는 도구는 단연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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