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일기 쓰나?
22년 11월 9일 박경철의 자기 혁명을 시작으로 글쓰기가 제 직업인 것 마냥 하루도 빼먹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작심삼일은 다행히 벗어나 블로그 글쓰기도 곧 한 달을 앞두고 있습니다. 매일 책을 읽고 책을 읽은 후의 저의 감상을 쓰다 보니 어떤 날은 글을 쓰는 것이 마치 일기처럼 느껴집니다. 며칠 전에 블로그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고 포스팅을 했는데, 일기란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던 적이 있습니다.
(2022.11.22 - [독서노트] - 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 블로그 글쓰기, 책 리뷰)
그러다 우연히 책 구독 애플리케이션에서 '어른의 일기'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20년 동안 꾸준히 일기를 써온 작가에게 일기와 꾸준히 쓰는 법에 대해서 배워보고자 책을 펴보았습니다. 20일을 겨우 글을 쓰고 있는 저와 작가의 20년이라는 시간은 정확히 365배 차이가 납니다. 20일을 365번 반복하여 작가를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내가 쓰는 가계부 일기
블로그 글쓰기 이전에도 가계부를 써오고 있습니다. 3년의 시간 동안 3일 이상은 빼먹지 않고 써왔습니다. 3일,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서 가계부를 쓰면 과거에 내가 무엇에 돈을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루틴처럼 크롬 브라우저에는 엑셀 가계부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설정을 해두었습니다. 습관처럼 써 온 가계부는 돈의 일기가 되어서, 간혹 친구들이 "우리 저번 달에 뭐했지?"라고 물어보면 바로 가계부를 켜서 "그날은 어느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바로 카페에 갔어"라고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기억전달자가 되었습니다. 돈의 입출금 상황만으로도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돈을 쓰지 않은 날에는 제가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밥을 사주었을 경우에는 제가 지출한 것이 없다 보니 기록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가끔은 일기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일기 쓰기가 어려운 사람들
정말 나의 이야기를 적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일기 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이 쓴 일기를 보고 뼈대만 가지고 와서 써본 경험도 있습니다. 의외로 무규칙을 부담스러워하는 어른들이 많다는 이야기에는 저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서른이 넘은 제가 일기를 쓰려고 하면, 선생님께 검사를 받아야 할 숙제처럼 맞춤법이니, 철자니 다 확인해가면서 완벽해야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던 어린 시절의 저로 돌아갑니다. 일기를 잘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만날 친구가 없어 넷플릭스 정주행을 하는 외로운 자신의 모습을 일기에 쓰는 것이 반가운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블로그를 하다 보니 번뜩 생각나는 것이 만약 넷플릭스를 본 것이 하루의 일과의 끝이라면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고 느낀 점을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요새 블로거처럼 생각하기에 맛이 들어버려서 어떻게든 쓸 소재를 찾고 있습니다.
일기 쓰기 노하우
작가의 일기의 예시들을 들여다보면 '이게 일기라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기 맞습니다. to-do 리스트를 적어놓기도 하고, 자신의 문제점들을 나열해보기도 하고, 단순히 오늘 공부할 분량들을 적기도 합니다. 일기가 좋은 것은 규칙이 없어서랍니다. 평생 다이어리들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버렸는데, 작가처럼 쓴다면 일기는 플래너가 되기도 하고 일정관리가 되기도 하고 목표 달성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매해 연말이 되면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마셨나요? 어떤 다이어리를 선택해야 끝까지 다 쓸 수 있을까? 고민을 해서 선택해도 3월이 고비입니다. 100일을 채 넘기지 못합니다. 작가의 노하우들로 2023년도에는 스타벅스에서 받은 다이어리를 그 해 12월까지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내 자서전 : 일기
제가 꽤나 오랜 시간 써온 몇 년 전의 다이어리가 5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들추어보았을 때,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저의 역사가 된 것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다이어리 속에는 명언이 적혀있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메시지가 적혀있기도 했습니다. 해야 할 일 투성이었고 이루고 싶은 것들이 버킷리스트로 적혀있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 마치 성경처럼 힘이 들 때마다 들춰봤던 기억이 나는데 왜 5년 동안 손을 떼고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더 힘들었던 시간에 조금이라도 일기를 썼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내가 이런 명언을 좋아했었지. 이건 5년이 지나도 아직도 못했네. 이 친구랑은 이젠 연락을 안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함께 했었구나." 그것을 일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고, 그저 플래너를 사서 여백에 제 생각 몇 줄 끄적인 것뿐인데 이 책을 읽고 돌아보니 작가가 마치 저에게 꿀밤을 한 대 때리며 "바보야, 그게 일기잖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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