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우주가 나에게 동기부여다
'동기부여 영상을 굳이 찾아볼 필요 없이 나는 나를 보면 된다'
저자의 근황이 궁금해서 검색해 본 인스타그램 피드에 있던 글입니다. 저는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그를 찾았습니다. 5년 전,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사업이 부도를 맞고, 저는 쫓기듯 생계유지를 위해 이모가 운영하시는 족발집에 서빙으로 알바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4년이 지난 현재도 족발집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때를 돌아보면 4년 전의 저는 참 나약했습니다. 매일 울어서 눈을 붉었고, 표정은 세상의 모든 근심을 다 담았습니다. 청심환을 무더기로 사놓고 혹시나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청심환을 먹었습니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으라고는 하는데, 그 마음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울까요? 마음 강화제가 있다면, 사 먹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유튜브 세바시 강연에 '세상을 서빙하다 스타 서빙 이효찬'이라는 동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서빙 알바를 하고 있던 저에게 그가 서빙으로 성공한 이야기를 풀어주었습니다. 심지어 그도 족발집 서빙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근황을 보니 마이너스 백만 불의 사나이가 되어있었고 재기를 위해 '프라이드 프라이드'라는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유튜브를 구독하며 그의 재기를 응원하였습니다만, 유튜브가 업로드되지 않았고 저도 그를 잊고 있었습니다. (현재 그는 뇌에 조금의 문제가 생겨서 병실에 누워있었습니다. 찾아보지 말았어야 했나 봅니다. 제가 그를 간절히 원할 때마다 왜 그에게 삶의 난관이 봉착하는 걸까요? 하지만 그의 인스타그램 속 그의 삶은 여전히 열정 그 자체였습니다.) 책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며 불현듯 그가, 그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언젠가 꼭 한번 읽어보겠다는 다짐 속에만 있던 그 책 '세상을 서빙하다'입니다.
어디가 바닥인가?
저자가 인생의 그래프를 멘티들과 그려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인생의 최하점을 찍어보라고 해서 저도 찍어보았습니다. 인생의 그래프에서 2018년 연말은 제 인생 최저의 순간이었습니다. 주식으로 말하면 하한가를 몇 번이나 맞은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던 관리종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식 차트를 보다 보면 끝 모르게 내려가는 차트도 무섭지만 제일 무서운 차트는 아무런 굴곡 없는 평행선이 제일 무섭습니다. 심장이 멈추듯 차트가 평행선을 그리면 상장폐지입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겪을 수 있는 어떤 한도 내에서 최하점을 찍는 일을 필연적으로 맞게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그 최하점을 인정하라고 합니다. 제 최하점이 2018년으로 지정되고, 그 이후에 더 내려가 본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저의 그래프는 그 이후로 가파르진 않지만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래프가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최하점인 2018년도의 상황까지는 내려오진 않을 것이라 장담해보지만 미래는 알 수 없기에 만약 난관이 온다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생겼습니다. 여기가 바닥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앞으로는 이보다 더 극한 상황은 한동안 오지 않습니다.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처럼 세상일은 길한 일이 있으면 흉한 일도 있고 흉한 일이 생기면 길한 일도 생기는 법입니다. 어렵게 모은 돈이 갑자기 부모님의 병원비로 급하게 쓰이게 될 때, 한 편으로는 어렵게 모은 돈이 아깝다가도 "돈이야 또 벌면 되지. 지금 아파주셔서 오히려 다행이네. 돈 없었으면 어쩔뻔했어. 큰 병 생기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습니다.
서빙 이모, 누나, 사장님
식당 서빙이라고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저는 어린 친구들이 서빙 일을 꺼려하듯이 저 역시도 서빙이 무언가 부끄러웠습니다. 쫓기듯 하게 된 일이라 더 부끄러웠어요. 그러다 같이 일하게 된 웨이터 출신 소믈리에 'Mr. KO'와 2년의 시간을 보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는 정말 프로였습니다. 일개 동네 족발집에서 그는 머리에 헤어젤을 바르며 "이렇게 해야 머리카락이 고정돼서 덜 빠진다. 나를 가꾸는 것이 손님께 최소한의 예의다" 말씀해주시며 셔츠와 비슷한 카라티를 입고 항상 단정했고 깔끔했습니다. 어떤 무례한 손님이 와도 웃으며 응대하였습니다. 그에게 배운 것은 너무 많아서 다 적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가 떠나고 난 후, 그에게 배운 가르침도 많이 떠나버렸지만 가끔은 그의 말들이 떠오르며 마음을 다잡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29,000원짜리 족발을 290,000원의 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 너야. 너 하기에 달렸어."라는 미스터 고의 말이 가끔 저를 서빙 알바 마인드에서 사장님 마인드로 끌어올려줍니다. 미스터 고가 떠난 자리를 세상에 서빙하다는 책으로 메꿔봐야겠습니다. 응용해보고 싶은 세세한 꿀팁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빙하는 사람은 음식을 나르는 사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주방과 홀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본분이라는 말이 너무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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