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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종합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 옮기다

뇌경색 종합병원 퇴원하면서 챙겨야 할 것

국민건강보험 공단에 전화를 해서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받으려고 하니 필요서류를 떼와야 한다고 했다. 너무 많으니 친절하게 문자로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감사합니다.

 

  1. 진단서 1부
  2. 입(퇴)원확인서 1부
  3. 진료비 계산서, 영수증 1부
  4. 진료비 영수증에 대한 전체 세부내역(비급여 포함)
  5. 환자기준 가족관계증명서 1부
  6. 환자 및 대리인 신분증, 환자 도장
  7. 환자명의 통장사본
  8. 민간보험 가입 서류 및 지급내역 확인서 1부

병원에서 발급받을 서류는 1-4번까지 인데 퇴원이 결정 난 후에 바로 발급받는 게 좋은 것 같다. 퇴원할 때 떼려고 하니 왜 이렇게 늦게 말씀하시냐며 짜증을 내시네. 순간 욱할 뻔했지만 그래 몰랐던 내가 죄인이다. 이미 퇴원하기로 결정이 나서 정산이 끝난 상태인데 내가 서류를 신청하니 거기에 또 금액이 가산되어 정산이 새로 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나라도 짜증이 났을 상황이니 그러려니 했다. 

뇌경색 2개월 아빠의 상태: 연하검사가 뭐지?

아빠는 2개월 동안 종합병원에 계시면서 코줄로 영양을 섭취했고 오른손과 오른발은 전혀 쓸 수가 없었다. 그마저 쓸 수 있는 왼손은 턱을 만지작 거릴 수 있는 정도의 상태였고, 오른발은 까닥거릴 수 있는 정도. 코줄은 답답함을 느끼셨는지 잠결에 계속 빼버리셔서 손에는 강제적으로 장갑을 채울 수밖에 없었다. 간병을 하고 계셨던 엄마의 말로는 연하검사를 통과해야만 코줄을 빼고 일반식을 조금이라도 섭취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연하검사가 뭐야? 

 

연하검사는 음식물이 목(식도)으로 삼켜지는 과정을 검사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내시경으로도 검사하고 조영술로도 검사하고 위에서 식도로 역류하게 되면 위에 있는 위산이 아무래도 산성을 띄기 때문에 PH검사를 통해서 역류여부도 확인하는 검사를 한다고 한다. 아빠는 침마저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식도가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았다. 장기간의 흡연으로 인해서 가래도 잘 끼는 지라, 석션으로 가래도 자주 제거해주어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가래나 이물질이 기도로 흡인이 되어 폐에 염증이 생기는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집에 환자가 생기니 이런 것들도 알게 된다. 엄마는 간절히 연하검사만이라도 통과해서 밥 다운 밥을 먹어야 한다고 빌었다. 아무래도 외할머니께서 식사를 하시지 못한 이후로 요양병원에서 10년 이상을 입원 중이신데 아빠마저 그리 될까 노심초사하고 계신다.

 

아빠를 늘봄 재활병원으로 모시다

종합병원에서 2개월 입원해 있는 동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처치는 다 했다며,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중 환자가 갈 수 있는 곳으로 옮기라고 하였다. 진료의뢰서를 받고 재활병원에 가서 우리 아빠를 이곳에 모실 수 있는지를 확인하러 갔다. 한 달 동안 입원했을 경우 입원비와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등을 설명해 주셨고 면회시간도 알려주셨다.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은 기저귀를 언제까지 쓸지 몰라 대량으로 주문할 수도 없고 병원에 많이 가져다 놓을 공간도 없어서 불편했는데 기저귀는 재활병원 측에서 따로 주문하는 곳이 있어서 우리가 챙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합병원에서는 간병인 1인이 꼭 있어야 했는데 종합간병 시스템이라 간병비도 그리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종합병원 간병비 생각하면 어우야. 내가 하고 만다.) 그렇게 재활병원에서의 상담 이틀 후 입원이 가능하다고 연락을 받고 종합병원은 퇴원수속을 했다. 

 

재활병원 입원 한 달 후

매주 아빠를 찾아가고 있는데 한 달 동안 우리의 육안으로는 아빠의 상태는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같은 재활병원 유경험자인 절친의 아버지는 재활병원에 있으면 다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시며 본인도 3개월 만에 걸어서 나왔다고 재촉하지 말고 천천히 기다려보라고 하셨다. 과연 우리 아빠, 화장실만이라도 본인 스스로 쓸 수 있을까?

볼 때마다 말도 못하는 아빠가 눈물을 보일 때 마다

"슬퍼하지 말고 아빠 화장실만 쓸 수 있게 운동 열심히 해! 그럼 꼭 퇴원시켜 줄게, 알겠지?" 라며 나의 바람을 담은 다짐을 말해주고 온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치약 칫솔 양칫물 뱉을 작은 대야와 빨대가 필요해요

 

 

상태가 호전되어 묽은 미음 정도는 드실 수 있으니 치약, 칫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점점 호전이 되가고 있구나. 목 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천천히 움직임이 시작되는구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달동안 내가 너무 기다리지 못하고 초조하게 굴었구나. 병원에서 온 전화 한 통화로 환희와 반성이 얽힌 생각들이 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했다. 

 

내 머리가 이렇게 활발하게 생각을 하며 움직이는 것처럼 아빠의 뇌혈관이 원활하게 흐르고 꺼져있던 신경세포가 점점 아래로 불을 밝히는 상상을 한다. 3개월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기대하게 된다. 아빠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난 행복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