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노트

계속 가봅시다 남는게 체력인데, 50대 구글러의 이야기

 

도전하는 삶


어떤 분야든 발만 담갔다 빼는 저의 작심삼일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느 것 하나 꾸준히 하기 어려울뿐더러, 임계점에 다다르기 전에 싫증을 느끼고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하려다 포기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무언가를 도전하고자 할 때, 남의 시선이 의식이 되기 시작할 무렵, 이 책을 접했습니다. 책 표지에 쓰여 있듯이, 포기하는 게 무섭지, 못하는 건 두렵지 않다는 말이 저를 이끌었습니다. 저도 포기하는 게 무서운 프로 도전자입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도전한 것은 수영과 검도. 수영은 접영을 마스터하기 전 그만두고 검도도 호구를 받은 순간 포기하였습니다. 저자에게서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제 헬스를 도전하고 있습니다. 다음엔 또 어떤 도전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저자는 이름부터 시작해서 도전적입니다. 한때 한국에서도 두 개의 성을 같이 쓰는 열풍이 불었었는데 전, 두 개의 성을 쓰면 아주 험악한 성씨가 되어서 도전조차 해보지 않았지만, 저자는 두 개의 성을 씁니다. 호적법상 성은 바꿀 수 없지만 어머니의 성씨인 정 씨를 붙여 쓰고 있습니다. 작가를 있게 한 것은 결국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같은 딸로서 어머니의 성을 앞에다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럼 제 성은 고문이 돼버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상했고, 저는 아버지의 성이라기보다는 그냥 저의 성씨인 문 씨가 좋습니다. 달을 좋아하기도 하고 저를 특별하게 느끼게 하는 성씨라고 생각합니다.


50대 아줌마의 격려


서른이 넘었을 때, 저에게는 무언가 이루어놓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초조함이 가득했습니다.
주변을 넘어서 SNS만 확인해도 각자의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부럽기도 하고 시샘이 나기도 합니다. 나는 아직 뭘 하고 있지? 라는 생각만 가득합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얼 해야 할지 거듭되는 생각이 초조함을 부르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할 수 있는 건 없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해보고 싶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했던 것들이 사소한 이유로 순식간에 마음을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래서 안 돼! 이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던 저에게 이 책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와 격려를 보내줍니다. 제가 수영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펠프스가 될 수 없듯이 완벽하지 않아도 돼!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괜찮아.라고 말을 건네주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잔소리


몸이 지치면 마음이 오래 버티기는 더 힘들어 집이다. 제가 읽는 책들은 모두 체력을 말하고 있습니다. 체력도 실력입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컨디션이 좋다면 어떻게 수습해보겠다는 의지가 생기지만, 체력이 없다면 컨디션이 좋지 못해 평소보다 더 크게 낙담하고 포기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마음과 정신의 여유는 체력으로부터 나옵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자신감이 떨어져 있고 소극적인 태도가 되었다면, 자신의 체력을 점검해보고 내 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저는 하루에 한 시간은 꼭 운동하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날은 추워지고 몸은 웅크려 들고 책을 읽으며 내일은 헬스클럽 출석 체크는 하고 오자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하죠? 한 가지 일에 몰두해서 내 모든 것을 비워내듯 다 털어 넣다 보면 무기력감과 자기혐오가 오는 증상인데요. 맹목적으로 달려가기만 하다 기력이 떨어져 쓰러지는 말처럼, 우리의 머리도 비우기만 하고 채워놓는 일이 없다면 지쳐버립니다. 번아웃이 오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자신의 성장에 투자해야 합니다. 커리어를 위한 공부는 물론 그 어떤 공부라도 우리 삶에 활력을 돌려줄 겁니다.

잠깐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 즐기세요.
취미생활은 사치가 아닙니다. 필수입니다. 일이나 가정에서 한걸음 물러나 자신에게만 몰입하다 보면 오히려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여행을 가거나, 운동하거나 악기를 배워보거나, 그 어떤 사소한 취미도 좋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집중해서 꾸준히 해보세요. 책 읽기도 취미라면 취미인 걸까요? 책을 통해서 여러 취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책 읽기에서 비롯한 제 취미생활이 될 것 같습니다.

친구를 만들고 만나세요. 성격이 별로라고,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손절하고 선 긋기보다는 여러 사람과 도움받으며 서로를 위한 서포팅 시스템을 만들어 보세요. 세상에 연대보다 강한 힘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개인적 친분 모임인 알토란은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합니다. 운동할 때도 운동은 장비가 필요하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장비를 사놓기 바빴습니다. 막상 장비들을 다 사고 나면 흥미를 잃어버려요. 일단 부딪혀보고 준비해도 늦지 않은 것 같습니다. 늦은 것 같아도 늦지 않습니다.

작가의 책 마지막쯤에 멋있는 말입니다.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