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포 중의 노포 돈물국수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부근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노포 중의 노포 돈물국수를 방문했다. 코로나 시국에 1번 방문해 보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 10년 넘게 호주에서 살고 계시는 지인이 1년에 한 달 동안은 제주 건입동에 머무르시는데 어찌하다 식사 약속이 잡혔다. 가고 싶은 곳을 정하라고 하니, 한참을 고민하다 맛집 소개도 해드릴 겸. 머무시는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나중에 혼자 방문도 해보시라 할 겸 "돈물국수"로 향했다. 바로 옆 떡집은 자주 가셨는데 돈물국수는 처음 보신다고 한다. (돈물국수가 더 오래됐는데) 이렇듯 대놓고 그 자리에 몇십 년을 있으면서도 제주도민에겐 숨어있는 맛집이다. 알고 봐야 맛집인 곳이다. 허영만 화백도 다녀간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면 그제야 "정말?"하고 다시 보는 지인이 태반이다.
영업시간은 오전11시부터 재료 소진 시까지다. 일요일은 휴무
첫 번째 방문도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고, 이번도 아니나 다를까 밖에서 기다렸다. 기다리면서까지 먹는 맛집이라니 처음 가본 이는 얼마나 설렐까. 설렘 가득한 얼굴에 혹시나 실망을 시킬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돈물국수 메뉴
내가 주차를 하고 온 동안 줄 서있는 사람들 속에서 어떤 메뉴가 맛있는지 인터뷰를 하고 있던 내 지인. 신기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시며 "HIBA야, 여기 메뉴가 하나밖에 없대. 일하시는 분 엄청 편하시겠다. 인원 수만 세면 되잖아." 역시 이 긍정마인드. 내가 정말 존경합니다. 돈물국수 메뉴는 4계절 꿩메밀칼국수와 여름에 검은 콩국수. 여름 빼고 꿩메밀칼국수만 주문이 가능하다.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양파지/김치/깍두기 먹기 좋은 게 맛도 좋다더니 배추김치 양념이 너무 야무지게 버무려져 있어. 이게 포기김치였으면 맨손으로 찢으면 참 맛있을 그 김치야. 정말 맛있다.
꿩메밀국수
메밀국수는 살짝 짠맛이 감도는 국물에 담백한 메밀맛이라고나 할까. 예전에 내가 먹었던 것은 콩국수였나 봐. 이 맛이었나. 알쏭달쏭. 밑반찬이 맛있어서 같이 잘 먹고 나오긴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너무 맛 좋게들 드시고 있어서. 그냥 조금 어린 내 입맛엔 안 맞았던 걸로.
아쉬운 점
- 주인아주머니나 아저씨나 주방에만 계셔서 밖에 대기줄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신다. 대기줄 손님들끼리 "제가 첫 번째요." "우리가 먼저 왔으니 아저씨는 저희 다음이에요" 이런 식으로 순서를 정했는데 심지어 숫자가 적힌 번호표라는 게 있는데도 나눠주는 이 가 없으니 누군가 번호를 잘못 가지고 가면 순서가 뒤 바뀌어버린다.
- 기다리는 내내, 먹는 내내 아주머니가 "길을 막지 말라." "번호표를 그런 식으로 가져가면 안 된다." 화를 내면서 얘기하시는데 그 상황을 겪는 손님이나 보는 손님이나 너무 불편하다. 분명 이 가게가 처음인 손님도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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