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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제주/여행]제주도립미술관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 색채의 여행자들 관람후기

제주도에 앙리 마티스 전시가?

앙리 마티스. 나에게는 너무 생소했던 이름의 작가는 세븐 일레븐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 덕에 이제는 나에게 익숙한 화가가 되어버렸다. 세븐일레븐에 꼭 마셔줘야 한다는 와인 라벨에 앙리 마티스의 그림, 1+1 행사하고 있는 커피에도 앙리 마티스의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더니 곳곳에 앙리 마티스의 그림이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불현듯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왔다. 그렇게 앙리 마티스의 이름을 인지하게 된 나. 평소 예술과 문화에 조예가 깊은 직장 선배언니에게 앙리 마티스의 전시가 있어 다녀왔다는 말을 듣고 오매불망 쉬는 날만을 기다렸고, 드디어 약속이 없는 날이 생겨 친언니와 다녀오게 되었다. 

1F 라울 뒤피 2F 앙리 마티스

1층에는 라울 뒤피의 전시가 2층은 앙리 마티스의 전시가 있는데 라울 뒤피는 누구지? 처음 듣는 사람인데? 1층의 전시 공간이 꽤 넓은 것을 봐서 작품 수가 많은 듯한데 처음 보는 그림들이 너무나 많았다. 나 그래도 교양 미술 좀 읽은 사람인데 이래도 되는 건가?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 그간 봐왔던 그림들은 르네상스 시대였던 건지 근현대로 넘어오니 이렇게 무너지네? (괜찮아,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는 거야)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라울 뒤피도 모네와 마티스 등의 작가들과 동시대에 살았으나 대중에게 주목받지는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몰랐던 거야. 프랑스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는데 대한민국 사람인 내가 어찌 알았겠어.
 

색채의 여행자들 전시 관람 팁

·사진촬영 가능  
·동영상 촬영 불가
·유무선 이어폰
·스마트폰 필히 지참
· VIBE 어플 미리 설치해 놓기

사진촬영은 가능하나 동영상 촬영은 제지당했다.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굽신거리고 방문기를 쇼츠로 만들어보려고 했던 내 계획은 그렇게 무산되었다. 사진촬영도 마음에 드는 작품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만 카메라를 들었고, 어쩐 일인지 셔터 무음으로 해놨던 카메라가 무음이 풀리면서 셔터 소리가 사진 찍을 때마다 나서 다른 관람객에게 방해가 될까 봐 자제했다. 바이브(VIBE) 어플을 미리 다운로드하기를 추천드린다. 마티스만 검색해도 배우 박보검이 녹음한 오디오 도슨트가 떡 하니 준비가 되어있다.  🎧그림 우측 하단에 헤드셋 모양이 있는 그림들은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박보검 배우가 들려주는 라울 뒤피

라울 뒤피의 매력

앙리 마티스로 들어오게 된 전시가 라울 뒤피에 입덕하게 되는 계기가 돼버렸다. 그의 전시는 마치 5명의 예술가를 합쳐놓은 것처럼 제각기 개성이 넘치고 여러 분야를 넘나들었다.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그 모든 것에 속할 수 있으면서 어느 파라고 딱 정해놓고 나뉠 수는 없는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판화가, 작물 디자이너, 패턴 디자이너, 도예가. 이 사람 뭐야?라는 놀라움이 머리를 가득 메울 때, 같이 간 언니도

여기 앙리 마티스로 들어오게 하고 라울 뒤피를 보여주고 싶은가 보다.

그만큼 라울 뒤피라는 예술가에게 까도 까도 끝이 없는 매력이 넘쳐흘렀다. 라울 뒤피를 더 알고 싶어 졌으나,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그리 인기 있는 아티스트는 아닌 것 같다. 나무위키에도 별 내용이 없었다. 관람이 끝나면 매표소에서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라는 책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에잇! 사고 올걸. 하다가 밀리의 서재에 혹시나 라울 뒤피를 검색해 보니 이게 웬 떡이야? 밀리의 서재에 이 책이 있다?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셨던 분의 책이라고 한다.


라울 뒤피 이건 놓쳐서는 안 돼!

 1937년 만국 박람회 당시 세계에서 제일 큰 벽화를 그렸는데 전기요정이라는 작품으로 큰 벽에 빔 프로젝터로 벽화를 움직이는 그림으로 만들어서 보여주는데 이게 또 스케일이 대단하다. 과학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자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 뉴턴 찾았어요!

분야를 넘나드는 라울 뒤피의 작품들

앙리 마티스 "가위는 연필보다 더 감각적이다"

앤디워홀의 워너비, 야수파의 창시자 마티스. 그의 작품들도 뒤피와 마찬가지로 변천한다.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그림부터 그의 작품들이 왜 이리 익숙하나 한 이유가 세븐일레븐 만은 아니었다. 그의 작품들을 조용한 카페나 식당에서 종종 보여왔다. 내가 자각하지 못했을 뿐. 검색창에 마티스 인테리어만 검색해도 내가 종종 봐왔던 낯익은 그림들이 수두룩하다. 보고 싶었던 그림이 전부 전시되지는 않았지만 2층은 마티스의 작품들 중 재즈라는 아트북이 원형 그대로 들어와서 전시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듯하다.

 

 

전시의 끝에는 굿즈샵과 체험관

 
 이쁜 쓰레기는 사지 말자. 다짐했건만 오늘도 난 참을 수 없었지! 참고 참아서 라울 뒤피의 작품으로 된 안경닦이와 라울 뒤피 바이올린 배지, 라울 뒤피 판화로 된 파일폴더. 이렇게 3개만 사고 초등학생들이 모여있는 체험관에 당당히 들어가서 판화 하나 만들고 왔다. 이렇게 뿌듯할 수가. 앙리 마티스 노래 부르다가 이렇게 금사빠가 되어 돌변할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