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빈 그릇 증후군은 장애야!
10살 차이가 나는 친한 동생의 생일파티 현장!
"언니, 설마 빈 그릇 증후군?"
그릇의 음식물이 안 보일 때까지 싹쓸이하고 있는 나를 보며 나의 식사에 제동을 걸었다?
늘 있는 일이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의 식사에 항상 브레이크를 걸어온다.
우와 요새 어린애들은 말도
잘 가져다 붙인다?! +_+
요새 애들말이 아니고!
그거 진짜로 존재하는 병이야, 병! 식이장애!
충격이었다. 그냥 남들이 뭐라 하든 마이웨이!
이거 너 안 먹으면 내 거!
음식에 있어서 다른 건 다 아낌없이 나눠주되, 음식만큼은 콩 한쪽도 안 나눠준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나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래도 되었던 삶에서 나의 식이습관이 장애라니,
(1차와 2차 모두 완벽하게 빈접시로
만들어 놓은 나)
나를 데리고 뷔페를 가면 평상시 잘 먹지 못하는 친구들은 괜히 뽕뽑았다며 뿌듯해하고, 잔반이 생겨서 벌금을 물일이 없다고 다들 좋아했잖아!
내가 어쩌다 식이장애 소리까지 듣게 되었을까?
때는 거 슬러거슬러, 서울올림픽의 해로 거슬러간다
어렸을 적부터 먹을 것이 없이 지냈다는 부모님 세대. 엄마는 형제 많은 집에 태어나, 늘 양보하고 못 먹고 자란 한이 있었는지 식탐이 많아 음식을 20명 정도는 거뜬히 먹일 만큼 만드셨고 아빠는 자식만큼은 배불리 컸으면 하는 마음으로 항상 음식을 양보하셨다. 아빠의 어릴 적 단골 멘트가 "우리 뚱띵이 많이 먹어라"였으니 하루 종일 먹을 것이 입으로 들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심지어 엄마는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계셔서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슈퍼마켓 주인집 자식이 사탕을 물고 있는 장면을 보면 과거의 내가 생각나서 얼굴에 미소가 핀다. 그리하여, 비만은 내 삶에 떼려야 뗄 수가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돼버렸다. 배가 불러도 먹었고 맛이 없어도 먹었다.
맛있다고 물어보면 나의 대답은 늘
그냥 나는 다 먹을만해!
오죽했으면 내 입에서 그 음식점 정말 맛이 없어!라는 말이 나오면 그곳은 폐업신고 해야 될 정도란 말이 우스갯소리로 나올 정도였다.
빈접시 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을까?
식사를 할 때, 어른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면 늘 남김없이 복스럽게 먹는다며, 보기만 해도 어른들을 배부르게 만들어주는 신기한 마법을 부렸던 나는 그게 자랑인 줄 알고 살았었지만, 동년배인 사람들과 함께 할 때는 마냥 칭찬을 들을 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 그냥 내 기준에서 음식을 바로 먹지 않는다는 것은 "안 먹겠다"는 의미였다.
넌 안 먹을 것 같아서 내가 먹었는데 왜?
난 좀. 천천히 먹고 싶어. 너 때문에
내 속도가 빨라지잖아
그동안의 쌓인 울분이 표출된 내 틴구 ㅠ
알겠어. 이젠 고쳐볼게. 그래서 여러명의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모아 빈접시 증후군을 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완화시켜보려고 한다. 식욕억제제는 그때 뿐이였고 내성이 생기면 뇌가 약을 이겨버렸다.내 의지가 정말 중요하다.
- 천천히 꼭꼭 씹어먹기
- 주변 사람들과 식사 속도 맞추기
- 배가 불렀나? 싶다면 냉정하게 수저 내려놓기
- 하루 적정 섭취량으로 음식을 준비하기
- 처음부터 양이 많다면 다음 식사에 먹기로 약속하고 작은 용기에 덜어놓기
- 맛을 온전히 느끼며 먹기
제일 중요한 건 그릇에 담긴 음식양으로 식사를 마치는것이 아니고 내 의지에 의한 식사종료가 가능하게끔 지속적으로 습관들이기인 것 같다.
중요한 건 꺾여야만 하는 나의 식욕
중.꺾.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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