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미식당
맛집 투어러 동생 덕분에 지난해 생일로 미영이네를 다녀왔는데, 그때 갔었던 일행 친구가 갑자기 영미식당 노래를 부르더라, 영미 식당을 꼭 가야 한다고. 거긴 그때 갔었던 곳이 아니냐. 너무 멀다 하니 "이 언니가 지금 무슨 소리하냐고 미영이네가 아니고 이번엔 영미"란다. 어떻게 영미식당을 모를 수 있냐고 구제주 토박이 인생 40년. 나에게 영미란, 개그우먼 김꽃두레 언니 안영미 밖에 없단다. 아무거나 잘 먹는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존재여서 또 이렇게 아무 정보 없이 영미식당에 끌려가듯 방문했다.
영업시간 및 주차
- 매주 일요일/월요일 휴무
- 아침 9시 영업시작 오후 9시 영업마감
- 오후 2:30 부터 5:00까지 브레이크 타임
- 점심엔 1:30 라스트 오더, 저녁엔 8시 라스트 오더
주차는 골목이 좁고 차가 빼곡히 늘어져 있어 좀 힘든 편이고 동문시장에 사람이 몰리는 날이면,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차하기 힘든 편이니 각오는 단단히 하고 오시길. 웨이팅 기계가 입구에 있긴 했는데 캐치 테이블은 아니었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대기번호와 연락처로 연락을 준다. 일행 중 1인이라도 먼저 웨이팅 확인하고 대기를 걸어놓자. 우리는 다행히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자리가 나와서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갔고, 우리 일행 이후로는 대기줄이 생겼다.
제주 영미식당 메뉴
그래서 여기에 대표적인 메뉴가 뭐야? 수육이란다. 육회도 있고, 간/천엽도 있다. 나를 데리고 오면서 아무말도 안 해준 이유가 있었다. 이거 완전 나를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 아닌가. 내가 좋아하는 걸 죄다 모아놓은 가게인데? 역시 부부보다 더 징한 30년 지기. 내 입맛을 나보다 더 잘 아는 내 친구. 이거 정말 고맙다고 큰 절이라도 해야 될 판인데?
제주 영미식당 상차림
밑반찬은 무난한 편이었으나, 배추김치는 좀 별로였어. 배추김치야 뭐 익힘과 양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이해하고 깍두기를 추가해서 먹었다. 밑반찬 1회 이상 리필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반찬은 다 만족해서 리필.
제주 영미식당 간/천엽
같이 간 일행 중 유일하게 천엽을 먹을 수 있는 1인. 그게 바로 나. 1000장의 잎사귀가 겹쳐진 것과 같다고 해서 천엽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천엽. 어린 시절 한 입 오물오물 먹었던 것이 너무 맛있어서 엄마께 사달라고 조르는데 이름을 모르니 스무고개 하듯 엄마한테 설명해 준 내용이
하얀 수건이 걸레로 오래쓰면 꼭 그렇게 생겼어. 회색걸레 같이 생겼어
그렇게 말한 이후로 엄마는 한 번에 천엽임을 알아냈고 우리 집안에서는 천엽을 걸레고기로 불렀고 천엽을 먹을 수 있는 날이면 엄마는 꼭 나를 위해 천엽을 따로 빼두셨다. (초등학교를 막 입학한 딸의 음식 취향이 독특해서 우리 엄마도 꽤나 애를 쓰셨다고.) 이렇게 맛있는데 왜 내 주변사람들은 천엽을 못 못지? 남들은 먹지 않는 것을 좋아하니 오늘도 이 별미는 나의 것이 되었다. 간혹 간/천엽은 조심해서 먹어야 된다고 주의를 요하는데 영미식당에서는 소고기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장사도 잘 되니. 신선함은 당연지사라 믿고 먹어본다.
제주 영미식당 육회
육회는 달고 맛있었다. 양념갈비 양념의 재워놓은 맛이나는데 빛깔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매우 농후하다. 배를 여러 점 집어서 육회와 같이 입에 넣어본다.
제주 영미식당 반반수육
영미식당 대표 메뉴라는 수육. 그 중에 도가니도 먹고 싶고, 소머리도 먹고 싶어서 선택한 반반 수육. 이 파절이가 그렇게 맛있다며?! 역시나, 매콤하고 새콤한 것이 배지근해서 살짝 느끼할 수 있는 것을 잡아준다. 보기 좋은 도가니가 먹기도 좋다고 푸짐한 양만큼이나 내 마음도 푸짐해진다.
MZ들이 찾는 제주 도민맛집
먹고 있는데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계속 들어오셨다가 대기를 해야한다하니, 나가신다. 여담으로 옆자리 손님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제주 하르방들의 찐 맛집인데 젊은 사람들한테 뺏겼단다. 그런 말 들으니 들어왔다 먹지도 못하고 나가는 어르신들에게 미안해지잖아. 듣지 말걸 그랬어.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 포함해서 테이블 손님들이 다 50대 미만이야. 여기 제주 삼촌들의 맛집인데 정작 삼촌들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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